동물농장
지음: 조지 오웰
출판: 민음사
읽을 책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고전 소설을 뽑아드는 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장된 책은 역시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대출을 많이 한 책이나 베스트셀러 순위 등을 참고하여 책을 고르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의 내용적인 퀄리티보다는 주제의 자극성을 주요시하는 경향이 많이 도드라졌고,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곳곳에서 과장 및 허위광고로 책을 홍보하면서 베스트셀러나 대출수를 통한 지표가 책의 재미에 크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몇 번 쓰라리게 경험해버린 뒤로는 이런 고전 소설들을 많이 고르게 되었습니다.
고전 소설들은 아직까지 제가 읽은 책들 중에서 [앵무새 죽이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미있고 뜻깊다고 느끼며 책을 읽었었습니다 (앵무새죽이기는죄송합니다)
이 책 또한 고전 소설의 위상을 한 층 더 높여주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민음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통해 고전소설들을 전체적으로 리커버하여 출시하였는데, 이번 책이 만족스러웠어서 아마 다음에도 또 이 민음사 도서를 이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성
길고 너비가 짧은 구조입니다. 시리즈이기에 도서관이나 서점에가면 같은 모양의 책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권만 고르려고 하면 뭔가 아쉬운 책입니다.(그래서 다음엔 모비딕을 읽어볼 예정입니다.)
글자의 간격이나 크기는 적당하여 보기 좋습니다. 아무래도 너비가 짧다보니 페이지수가 다른 책들에 비해 빠르게 넘어가서 읽는 데 있어 성취감 또한 있는 것 같습니다.
작고 가볍기에 평소에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보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줄거리
평화로운 존즈의 농장의 어느날 밤, 한 돼지는 농장의 동물들을 모두 소집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에게 자신이 최근에 꾼 신의 계시와 같다는 노래의 곡조를 알립니다.
잉글랜드의 짐승들이여, 아일랜드의 짐승들이여,
온 세계 방방곡곡의 짐승들이여,
내 기쁜 소식에 귀 기울이라
황금빛 미래를 알리는 이 기쁜 소식에.
곧 그날이 오리,
독재자 인간이 쫓겨나고
잉글랜드의 기름진 들판이
짐승들의 것으로 돌아오는 그날이.
우리들의 코에서 코뚜레가 사라지고
우리들의 등짝에서 멍에가 사라지고
재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고
잔혹한 회초리도 없어지리라
상상조차 못할 부유함
밀과 보리, 귀리와 건초,
클로버와 콩과 사탕무가
모두 우리 것이네, 그날이 오면.
영국의 들판들은 밝게 빛나고
강과 시내는 더 맑아지고
바람은 달콤하게 불어오리라
우리가 해방되는 바로 그날에.
그날을 위해 우리 일하세,
그날이 오기 전에 우리 죽을지라도
암소와 말, 거위와 칠면조,
모두 자유를 위해 일해야하네.
잉글랜드의 짐승들이여, 아일랜드의 짐승들이여,
세계 방방곡곡의 짐승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그리고 전파하라,
미래에 올 그 황금의 날 소식을.
가사를 들은 동물들은 모두 가사 속 그 날을 상상하며 흥분했고, 돼지는 그 노래를 전파하고 며칠 가지 않아 죽게 됩니다.
동물들은 그 돼지가 전한 사상을 전파하고 실천해야한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모두 힘을 합쳐 농장의 주인인 인간 존즈를 내쫓는 데 성공합니다.
모두 이 혁명에 대한 성공을 축하하고 즐거워했고, 앞으로의 농장 운영을 위해 머리가 가장 비상했던 돼지들이 나서서 지휘를 맡게 되었습니다.
돼지들은 농장의 평화로운 나날을 위한 농장의 규율 일곱계명을 지정하였고, 각자의 역할을 분배하며 매일같이 서로 회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농장의 주인인 존즈는 자신의 땅을 되찾기 위해 나서지만 동물들의 협공에 이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동물들은 누군가를 죽였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자신들이 승리함을 깨닫고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만끽하였습니다.
그날의 전쟁 이후에도 동물들의 농장운영은 계속되었습니다.
그 중, 지휘자인 돼지들 간에는 서로 의견에 대한 논쟁이 많았습니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은 항상 대립하는 의견으로 질릴날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토론했습니다.
풍차에 대한 건설의 찬성과 반대로 다시 토론하고있던 어느 날, 나폴레옹은 토론 도중 갑작스럽게 몰래 키워왔던 진돗개 9마리를 호출하여 스노우볼을 강제적으로 농장에서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스노우볼이 나간 이후로부터 돼지에 의한, 돼지를 위한 농장 운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양들은 "네발은 좋고, 두발은 나쁘다!"를 외치며 강압적으로 의견을 끊고 묵살시켰고,
개들은 으르렁거리며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었으며,
돼지 스퀼러는 교묘한 언변을 통해 동물들에게 나폴레옹의 의견이 모두를 위한 신성한 결정이고, 돼지들을 섬겨야한다는 것에 찬성할 수 있도록 세뇌했습니다.
그리고 돼지들은 점점 그들이 함께 정했던 일곱개의 규율을 넘어서는 행위들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동물들이 이상함을 느껴 다시 일곱계명을 찾으러 갈때면 조금씩 교묘하게 수정된 말로 인해 돼지들은 규율을 넘어서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동물들은 규율이 수정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돼지들은 점점 인간 존즈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합니다. 처음에는 사과를 독점했고, 이후에는 전체적인 노동강도를 높이고 식량을 적게 주었으며, 급기야 인간과 거래를 하고 인간의 집에서 생활하고 침대에서 잠을자며 맥주를 들이켰고, 급기야 두발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들은 이젠 더이상 그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끝없이 노동하고 가난하게 먹으며 생활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이웃 농장의 인간들과 함께 집안에서 적은 식량으로 수많은 노동을 착취하여 높은 생산량을 유지하는 자신의 농장을 자랑하며 끝이 납니다.
마지막에는 반역 등의 내용으로 빛을 볼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한 결말도 인상깊었고,
지휘자를 돼지로 하여금 마지막에 돼지와 인간을 분간할 수 없는 대목도 인간은 돼지다라는 풍자적인 모습을 위해 만든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또 돼지의 이름이 하필이면 혁명의 상징인 나폴레옹이었던 점도 의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확실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특히나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너무 극단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내어 주장한다면 읽는 입장에서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드러내지 않으면 의도를 전달받을 수 없기에 적절한 조절이 필요한데 이 책이 정확히 그 중간에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히나 요즘 나오는 책들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정말 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꽁꽁 숨겨두거나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를 당최 알 수 없는 책까지 뭔가 제가 책에 바라는 것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았어서인지 이런 부분이 너무나도 반갑게 느껴집니다.
읽는 내내 우리의 분단국가인 북한의 이미지를 지울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매주 세뇌를 진행한다던지, 하루 종일 일한 대가로 적은 양의 식사량만이 제공되고, 자유라고는 하지만 자유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동물농장대신 "공화국"이라고 농장을 명명하는 부분까지 북한과 빼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분명 1945년에 지어진 책인데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인민민주주의공화국 북한과 닮은 것을 보면, 이전 시대에도 지금 시대에도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북한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현대의 우리나라에도 모두 속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기사나 여론 한 마디 한 마디에 사람들은 쉽게 동조되고 쉽게 비판하며 판단합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현대 사회의 지나친 디지털화, 익명화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이전부터 항상 사람들은 그래왔으며, 꼭 제가 생각한 문제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이게 우리 인간이 가지는 가장 무서운 강점이자 취약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고, 결국 돼지들의 말에 놀아나 평생을 노동만하며 여생을 보내는 나머지 동물들과 현재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 진배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그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단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진정한 자유나 평등이란 무엇인지, 알 권리의 중요성, 누군가를 지휘하고 관리하는 역할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게 했으며, 현재까지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이나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저 스스로도 많이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별지로 작가 조지 오웰의 자신의 서사와 함께 "나는 왜 쓰는가" 라는 주제의 글을 썼는데, 이 글에서 작가가 글을 쓰고 읽는다는 것 자체를 얼마나 성스럽고 숭고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글을 쓰고 읽음에 있어서 가질 수 있는 자신의 기쁨을 공유해서 이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어떤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개인적인 평점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성 ⭐️ ⭐️ ⭐️ ⭐️ ⭐️
내용 ⭐️ ⭐️ ⭐️ ⭐️ ⭐️
내취향 ⭐️ ⭐ ⭐ ⭐️ ⭐️
어린 시절에 동물과 인간은 다른 존재인가? 라는 주제로 한창 열띤 토론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머리만 조금 좋을 뿐이지 저희 인간도 결국엔 짐승이고 항상 옳은 선택만하는 우월한 존재가 아님을
동물농장에서의 동물들의 "의인화"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자각했으면 하는게 작가의 의도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시 믿고보는 고전은 너무 재미있습니다.
다음 책도 고전으로 다시 한 번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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