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지음: 헤르만 헤세
출판: 보물창고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을 법 한 소설책 데미안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는 의외로 고전 서적을 잘 안읽어왔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요즘 책들이 자극적이고 예쁘게 잘 만들어져있고, 저는 보통 서점이나 도서관에 방문해서 책을 직접 보며 고르다보니 이런 꾸밈없이 담백한 고전 책들에는 자연스럽게 눈이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들르게 된 작은 규모의 동네 중고 서점에서 찬찬히 둘러보다보니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래같으면 읽지 않았겠지만 책 표지를 예쁜 꽃커버로 씌워두니 구미가 당기더군요,,
겉모습만 보고 책을 판단하는 건 참 몹쓸짓인데,, 책이 워낙 많다보니 이런 못난 버릇이 들어버렸습니다.
ㅜㅜ 아무튼,,! 그렇게 책을 들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 책이 제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굉장히 큰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습니다.
북커버로 예쁜 삽화가 그려져있고, 커버를 벗기면 단색의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북커버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북커버와 같은 디자인으로 내부 책도 그림이 그려져있거나 아예 북커버를 빼고 책에 해당 삽화를 넣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보통 책처럼 깔끔하게 되어있습니다.
간격이나 크기, 여러가지 면에서 정석적이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줄거리
이야기는 부유한 양갓집의 막내아들 에밀 싱클레어로부터 시작됩니다.
어린 나이의 싱클레어는 무서운 형 프란츠 크로머에게 따돌림을 받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영웅적 이야기를 지어내고, 그 거짓말로 인해 되려 크로머에게 약점을 잡혀 공갈 및 협박을 당합니다.
그 무렵, 싱클레어는 세상을 어두운 면과 밝은 면 두가지로 분류하여 바라보고 있었고, 자신과 크로머 사이의 문제점을 알아채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경멸감을 느끼며 처음으로 자신이 어두운 세계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새롭게 전학 온 상급생 막스 데미안의 도움을 통해 크로머에게 해방된 싱클레어는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데미안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어른스럽고, 신비한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신이 가진 기독교적 정신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싱클레어는 새로운 시선으로 기독교를 바라보게 됩니다.
반이 바뀌고, 여러가지 사건이 생기며 둘은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싱클레어는 사춘기로 인해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술, 성, 폭력 등 어두운 세계와 가깝게 지내며 싱클레어는 망가져갔고, 어느날 우연히 데미안을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중 어두운 세계는 죄악시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세계는 하나이므로 두 세계 모두, 천사와 악마를 모두 숭배하여야 한다는 데미안의 의견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면에서 항상 가지고 있던 의문을 해결해줄,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하나의 신 "아프락시스"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프락시스라는 존재를 알아내기에는 너무나 힘들었고, 절망에 빠지려던 무렵 두번째 스승인 피스토리우스를 만나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프락시스가 아닌 자신의 내면세계에 집중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덕분에 싱클레어는 자연의 모든 현상은 우리 내면에 이미 형성되어있고, 우리의 내면에서 그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신성과 자연에서 활동하는 신성은 동일한 신성이라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이 깨달음을 토대로 싱클레어는 자신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싱클레어는 대학에 입학하였고 철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우연히 막스 데미안과 재회하게 되었고, 막스 데미안의 집에 방문하며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가 꿈에서 보았던 어떤 인물과 정확히 일치하였고, 에바부인을 통해 수많은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감을 느끼고, 고향을 느낍니다.
그리고 에바부인이 자신의 내면에 대한 상징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 세계에 더욱더 깊게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에바부인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더더욱 가까워지는 나날 도중,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게 됩니다. 데미안은 자진해서 전쟁에 참여하였고, 싱클레어 역시 전쟁에 참전합니다.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새로운 질서, 새로운 시대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 후, 싱클레어는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가고, 그곳에서 또 한 번 데미안을 만납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어려운 일이 직면하면 스스로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라는 조언을 하며 사라집니다.
그리고 데미안을 떠나보낸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을 봅니다. 그리고 그 자신은 동시에 데미안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결국 데미안은 그렇게 혹독한 고독과 고통을 거쳐 자신의 내면에 이르게 됩니다.
데미안은 서순으로 진행되고 있다고는 해도, 결국 주인공 싱클레어의 내면 세계로 향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그리고 있다보니 줄거리로 정리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철학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며, 자신을 알아가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중요한 메세지들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보며 많이 당황했습니다. 프란츠에게 공갈 및 협박을 당하는 순간부터 그냥 부모님에게 해당 사실을 말씀드리면 깔끔하게 끝날텐데,, 대체 왜 이러는 걸까 하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중간에도 매 문장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철학적인 깨달음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다보니 독자 또한 책을 읽을 때 많은 집중을 필요로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덕분에 불면증도 치료했습니다!!!)
여러번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문장도 많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역자 해설을 이토록 바랬던 건 이 책이 처음이었습니다.
책을 꾸역꾸역 읽어내고 역자해설을 보며 이 책의 진가를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역자 해설을 먼저 본 후에 책을 읽었더라면 더 이해가 가고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배경,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 등을 미리 알고가는게 오히려 책을 읽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있어 철학이란 그저 세상을 조금 더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데미안을 보며 철학이란 건 세계를 포함하여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청소년 권장도서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솔직히 청소년 권장도서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용 자체가 심오하기 때문도 있지만, 아까 말한대로 잘 읽히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책에 재미를 붙여야 하는 시기인 청소년 시기보다는 무언가를 얻어가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읽을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성 ⭐️ ⭐️ ⭐️ ⭐️
내용 ⭐️ ⭐️ ⭐️ ⭐️ ⭐️
내취향 ⭐️ ⭐ ⭐
구성적으로는 아까 이야기한 북커버나 책표지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싱클레어의 시간적인 흐름을 안내해주고, 그 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차근차근 자신의 내면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자세하게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문장도 너무 훌륭하였습니다.
다만, 너무 훌륭하다 못해 대단해서 제가 이해를 잘 못했습니다.
특히 기독교적인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나, 특수한 비유를 사용하여 자신의 내면적인 변화를 이야기할 때,
머리로는 이해가되어도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건 아무래도 저는 싱클레어만큼의 내면세계에 대한 집착이 없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취향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안 맞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긴 해도 괜히 권장도서가 아닙니다. 꼭 한 번은 거쳐볼만한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저에게 세상에 대한 호기심, 내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을 때 한 번 더 펼쳐본다면
새로운 시선으로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한 번 읽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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