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지음: 매트 헤이그
출판: 인플루엔셜
이전에 학교에서 도서관 근로를 하면서 같은 근로생분께서 이 책을 읽으시는 걸 보고 언젠가 한 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에 머무른 책이기도 하고, 딱 봐도 표지가 감각적인 느낌이 있어 눈여겨보고 있던 책이기도 했고요 ㅎㅎ
그렇지만 매번 대출중이었던 이 책의 인기에 점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식었습니다..
너무 읽고 싶었다면 직접 사서 읽을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 나왔던 책들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감성으로 나왔고, 그 중 절반 정도는 실망스러운 내용들을 담고 있어 실망했던 경험이 있어 쉽게 소장용으로 구매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그렇게 이 책의 존재가 잊혀질 찰나에 우연히 다니던 도서관이 아닌 도서관에서 책이 보여 빌려읽게 되었습니다.
도서 후기
줄거리
절망의 절망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상황을 보며 자살을 결심한 주인공은 약을 잔뜩 먹고 잠에 듭니다. 그리고 눈을 뜨니 절망보다 더 끝없이 펼쳐진 서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그곳에서 학창 시절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주던 사서 선생님을 마주치게 되었고, 사서에게 이곳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곳의 책은 끝없는 주인공의 선택의 갈림길에 따른 인생들이 있는 공간이고, 여기서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며 그 삶이 주인공에게 더없이 만족스럽게 느껴진다면 그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죽기 위해 자살 시도를 하였고, 다른 삶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반강제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보았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서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경험합니다. 올림픽 출전 수영 선수가 되는 삶, 수만명의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는 삶, 빙하는 연구하는 연구원이 되는 삶 등.. 수백개의 삶을 살아가며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 깨달음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으로 돌아갔고, 이제는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지를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구성
짧게는 한 장, 길게는 열 장 남짓으로 장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끊기에도 적합하고, 매 나누어진 장에도 내용에 맞는 소제목이 있어 이 소제목을 보며 내용을 음미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글자의 간격이나 크기들 또한 가독성있게 구성되었습니다.4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이지만 읽는 데에 버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30분만 읽어도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가있습니다.
기본적인 재질은 평범한 일반 서적들과 비슷합니다.
인상깊었던 구절
이 책에서는 인상깊었던 구절이 꽤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삶의 의미를 탐색하고 찾아가는 내용을 담는 철학적 주제의 소설들은 대체로 많은 구절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두 가지만 뽑아보았습니다.
그녀가 가진 단 하나의 진실이자, 이제는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쁜 진실, 타협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대놓고 환영하는 진실이었다. 노라는 그 진실을 서둘러, 하지만 종이 위로 펜촉을 꾹꾹 눌러가면서 확실히 적었다. 대문자. 일인칭 현재 시제로.
그녀에게 가능한 모든 인생의 씨앗이자 시작인 진실. 예전에는 저주였으나 이제는 축복이 된 진실.
다중 우주의 잠재력과 힘을 가진 간단한 문장이었다.
"나는 살아 있다."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385p -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이 내가 도망치고 싶었던 바로 그곳임을 깨닫는 것은 꽤 충격적이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었다. 노라에게 가장 이상했던 사실은 지금까지 경험한 극도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 중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예전과 똑같은 삶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녀가 시작했다가 끝냈던 삶.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401p -
내용
뻔한 기승전결로 구성되었지만 뻔하기에 오히려 더욱 아름다웠던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23시 22분. 죽기에 딱 좋은 시간. 초록의 책들이 가득한 자정의 도서관에서 가장 완벽한 삶을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이 문장은 책의 뒷면에 실려있는 내용입니다. 뭐 그냥 주인공이 죽으려고하다가 여러개 삶 살아보고 깨달음을 얻어서.. 다시 살아간다~ 그런 내용이겠거니..~~
맞습니다!! 이렇게 책의 내용 전체를 이 뒷 페이지의 문장 하나로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며 요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읽어보아야만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북극곰에 쫓기는 빙하 연구원이 되어보고, 수만명 앞에서 노래를 부른 경험이 있었기에 삶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었다는 말을 한 것처럼요!
객관적으로 점수를 매겨보자면
구성 ⭐️ ⭐️ ⭐️ ⭐️ ⭐️
내용 ⭐️ ⭐️ ⭐️ ⭐️ ⭐️
내취향 ⭐️ ⭐️ ⭐️ ⭐️
오랜만에 읽은 영미소설이었습니다. 영미소설 특유의 분위기도 잘 느껴져서 그것대로 너무 좋았고, 책의 구성이나 내용 모든 것이 깔끔하고 명확한 게 정말 영미소설답다. 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림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내용들이었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나 관점의 중요성들이 잘 드러나있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독특하고 새로운 소재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 그 부분에서는 내취향 별점을 4로 매겼습니다. 하지만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책을 구매해서 소장도 해볼까 고민이 됩니다 헤헤
차 안에서 이 책을 읽고 책을 덮은 뒤 창밖을 바라보면서 삶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김이 서린 유리 너머로 번져있는 조명이나 호수를 보며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그런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한 번 쯤은 읽어보시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꽤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은 인상깊었던 문장이 많았다고 언급한 만큼,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올린 트윗 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내가 배운 것들(한때 온갖 삶을 살았으나 지금은 보잘것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쓰는 글)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 사랑할걸, 제테크를 더 철저히 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밴드 활동을 계속할걸, 오스트레일리아로 갈걸, 커피 마시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걸, 망할 요가를 더 많이 할 걸.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는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 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떄까지도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물론 모든 곳을 다 방문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 없으며,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삶에서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기지 않아도 승리가 어떤 기분인 지 알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듣지 않아도 음악을 이해할 수 있다. 세상 모든 포도밭에서 수확한 온갖 품종의 포도를 다 먹어보지 않아도 와인이 주는 즐거움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웃음과 두려움과 고통은 모든 우주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된다.
우리는 그저 눈을 감을 채 앞에 있는 와인을 음미하고, 연주되는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다른 삶에서처럼 온전히 그리고 완전히 살아있으며, 동일한 범주의 감정에 접근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한 존재만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늘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자. 가끔 서 있는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자. 어느 세상에 서 있든지 간에 머리 위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을 테니까.
어제 나는 내게 미래가 없다고 확신했다. 도저히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똑같이 엉망진창이 삶이 희망으로, 잠재력으로 가득 하 보인다.
살아보지 않고서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으리라.
삶에서 고통과 절망과 슬픔과 마음의 상처와 고난과 외로움과 우울함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날까? 아니다.
그래도 난 살고 싶을까?
그렇다. 그렇다.
천 번이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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