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지음: 이근후
엮음: 이선경
출판: 갤리온
서론,,
2025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사이의 계절에서 부산 여행을 떠나 우연히 만난 서점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요즘 종종 여행을 자주 가곤 했습니다.
여행은 자고로 기념품 하나쯤은 품고 돌아오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요즈음엔 막상 기념품을 사고자 기념품 가게나 소품샵과 같은 곳에서 둘러보면, 괜찮은 물건이다 싶으면 터무니없는 가격이 붙어있고(보통 0이 하나 더^^), 가격이 괜찮다 싶으면 어쩐지 퀄리티가 떨어지곤 하는 문제 때문에 기념품 구매가 망설여지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기념해서 평소보다 더 선심껏 지갑을 연다는 게 곳곳에 소문이 나서 그런지 작은 물건에도 터무니 없는 가격표들이 있어 선뜻 기념품을 구매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그 후로 생각해낸 대안이 바로 책을 기념으로 구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여행을 간 그 지역을 대표하는 책도 아니며, 그 지역에만 있는 특별한 서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행을 가고 새로운 지역에서 항상 봐왔던 책들을 둘러보는 건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기억이었습니다.
일정을 따라 바삐 움직이는 그런 여행 속에서 한두시간정도 시간을 비우고 여유롭게 책을 둘러보는 그 기억은 어떨 때에는 여행 자체보다도 더 깊게 기억이 남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보고있자면 부산에서 하염없이 걷고 다리가 저려올 때 쯤 우연히 발견한 서점에서, 교보문고들이 내미는 베스트셀러대신 그 서점만의 베스트셀러들을 둘러보던 기억이 다시금 느껴지곤 합니다.
이 책은 제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시했던 가치관을 제목에 한 문장으로 담았습니다.
제가 항상 내미는 저의 인생의 가치관은 '나의 과거도, 나의 현재도, 나의 미래도 모두 재미있는 인생을 살고싶다'였습니다.
재미라는 걸 추구하는 이런 제목에서부터 나와 같은 인생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 번쩍 책을 들어 책을 훑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머리말을 흘긋 보고 이 책을 사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이 시구를 더듬으며 '나의 지난날을 털면 미세먼지나 나오겠지'하고 자만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막상 엄청나게 큰 먼지 뭉치가 나오더군요. 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라고 한 시인의 마음을.
우리의 삶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죽을 떄까지 미완성이며, 결국 하루하루 성숙해지는 삶을 살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시인은 결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인용하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이 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로, 실제로 카카오톡 배경화면까지 걸어둔 시입니다..
어떻게 좋아하는 시까지도 이렇게 같을 수 있는지,, 이건 운명이다 싶었고 내가 걷고자 하는 길을 미리 걸어주신 그분의 일생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망설임없이 그자리에서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구성
300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께를 가지고 있어 생각보다 읽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소주제로 주제들을 나누고 약 2~3장 내지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한 번 책을 펴면 흐름이 끊기지 않게 쭉 읽어나가는 게 좋은 소설들과 다르게 중간에 끊고 다시 이어가기에도 쉬워서 틈틈히 읽는 개념으로 읽다보면 금방 완독이 가능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이 책을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10~20분씩 투자를 하며 읽었습니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내용이 짧은 것도 그렇지만 각각의 주제들이 결코 작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마음속에 하나씩 잘 새겨두려면 오히려 오랜 시간 읽는 것보다 이렇게 짧게 짧게 읽어주어야 그 주제에 더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의 전체적인 구성은 처음 보는 출판사였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엮은이가 존재하는 책이 많지 않기도 하고 저같은 경우에도 이렇게 엮은이가 따로 존재하는 책을 오랜만에 접했습니다.
엮은이가 따로 있는 만큼,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모호한 것 같은 주제들도 읽기 좋은 구성과 길이로 깔끔하게 나누고, 누구나 읽기 좋게끔 글을 잘 다듬었다는 생각이 들어 책에서의 엮은이의 역할이란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줄거리
추신 - 이 삶이 진리는 아니다
이 책이 대단한 진리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상을 살아가는 소소한 방편으로 삼아, 독자 스스로 마음과 생각의 변화를 짚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에 처할 때 부정적으로 변하는 나 자신을 바로바로 알아차리고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깨달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이 그 여정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나로서는 매우 큰 영광입니다.
줄거리는 에세이인만큼 큰 흐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작가인 이근후 교수님의 삶을 돌아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 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이로운건지와 같은 삶의 자혜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은 처음 머리말에서, 그리고 마지막 말에서 이근후의 삶은 꼭 이렇게 살으라는 표본이 아닌, 이런 길도 있다는 하나의 제시이고, 절대적으로 자신의 말이 옳고 정답인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맺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말만을 정답이라고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은 만큼 항상 자신 스스로를 의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길도 있음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너무 귀한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끝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인상깊었던 구절들과 함께 간단하게 감상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선의 삶에 대하여
실수와 불행은 자기 능력보다 120퍼센트 해내려는 데서 시작한다.
우리에게는 80퍼센트의 능력 발휘를 목표로 세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120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절망감, 80 이상 해냈을 때의 뿌듯함, 그 다음에 이어질 자신감은 어느 선택에서 커질까.
-크리스티네 바이너: 카톨라 쿠퍼, (삐삐의 법칙) 중에
나는 '최선'이라는 말이 싫다. 최선은 내가 가진 100을 다 쓰라 는 말이다. 그러면 씨앗을 먹어 치운 농부처럼 내일은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차선이라고 해서 적당히 하다가 내키는 대로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완벽에 매달리기보다 잘하는 정도에서 즐기고 만족한다는 뜻이다. 최선을 다하자고 하면 1등, 최고를 추구하게 되고 그것은 경쟁을 부추길 뿐 행복감을 주지는 못한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전교 1등을 하고 싶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잠도 줄이고 책상에만 붙어있었다. 수학 실력이 부족해서 교과서에 나온 문제 유형을 아예 통째로 외워버렸다. 1등을 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다음 시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삶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한 가지를 완벽하게 해내려면 그 일에 시간과 능력을 전력투구해야 한다. 1등을 하기위해 바닥까지 짜내다 보면 옆을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풍경의 즐거움도, 인생의 다른 가치도 놓쳐 버리는 것이다. 경쟁하며 최고가 되려는 노력을 조금 덜어내 여유를 갖고 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다. 인간애, 즐거움, 가족애, 봉사심, 일의 성취 감등 그 가지치기는 무한하다.
- 내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
저는 어린 시절부터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노력 끝에 얻은 성취는 기쁨이나 뿌듯함보다는, ‘최선을 다했으니 당연히 받아야 할 결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보상을 얻지 못한 순간들은 깊은 충격과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제게 ‘최선’이라는 단어는 당연함이거나, 아니면 절망 둘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은 전력투구하며 달리던 때가 아니라, 조금은 여유를 두고 걸어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성과는 더욱 감사하게 다가왔고, 결과가 당연하지 않았기에 더 크게 기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매 순간이 부담이 되지 않았기에 마음이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주변에서는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제가 비정상은 아닌지, 노력이 부족한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는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를 굳이 낮추고 여유를 택하려는 저를 이해하지 못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하기 싫어요”라고만 말했을 뿐,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스스로도 정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이 구절을 읽으며,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큰 위로를 받았고, 내가 그런선택을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정의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이루는 것’ 자체보다,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회에 대하여
나는 지난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떻게 한 번 해 볼 것을'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식의 가정법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과 무관하지 않을 거예요. 후회는 현재의 고통과 괴로움을 위로받으려는 무의식이 만들어냅니다. 후회는 현실의 그 어떤 것도 비꾸지 못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얼른 과거에서 빠져나와 지금 여기로 와야 합니다.
'히어 앤 나우hear and now ,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야 해요.
행복한 추억에는 힘들고 슬프고 아픈 순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오늘이 언젠가는 행복한 기억이 될 거라는 생각도 위로가 되어줍니다. 후회가 지나치면 오늘을 살지 못하게 될 뿐입니다. 우리가 오늘을 잘 돌보면 신은 우리의 내일을 돌봐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
모든 환자에게 100퍼센트 정상인처럼 행동하는 완치를 기대하기보다. 어떤 환자에게는 단지 조금 나아지는 것이 100퍼센트 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기에 환자를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다. 결과가 불만족스럽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후회는 없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 더 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은 잠깐씩 들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분명히 했다. 그것으로 된 것이다.
순간순간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지고 잘한 것인지 의심스럽더라도 내 문의 주어진 일을 거부하지 않고 해냈다면 나이 든 뒤에 돌아보는 삶은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마치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은 뒤 마지막에 이해되듯이·••··••
이 내용은 저도 비교적 최근에 깨달은 이치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시작해서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과거의 후회에 사로잡혔던 적이 많습니다.
작은 실수나 좌절을 겪고나면 지난 날의 저의 선택이 후회가 되었고, 그때 왜그랬을까.. 자책하며 현재를 끊임없이 소비하곤 했습니다.
물론 후회가 때로는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도와주기도 헀지만, 대게는 아무런 해결책도 주지 못한 채 저의 현재를 그저 괴롭게 보내게 만드는 데 일조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저는 그 후회의 감정이 다른 사람들보다도 조금 더 깊게 오래 지속된믄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 주변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인연들을 많이 마주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실수를 하고 좌절했을 때, 대부분 좌절하기보다는 이를 파훼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고 행동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주변에 있기 시작하자, 저 역시 그런 모습들을 보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지금의 선택은 바꿀 수 있다는 너무 당연한 사실을 그때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먼저 얻게 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저는 조금 더 현재를 살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삶의 방향을 잡는 법에 대하여
지금까지 늘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살아왔지만, 이제는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깃털이 놓인 것처럼 평화롭게 손을 편 채로도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인생 수업》 중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무엇을 이루겠다고 꿈을 세우지만, 정작 어떻게 살겠다는 삶의 자세에 대한 고민은 소홀하다. 삶의 자세는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이다. 목적지를 빠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 지도라면 나침반은 길을 잃지 않도록 한다. 잠시 엉뚱한 길로 빠지더라도 나침반이 있으면 조금만 헤매고, 헤맴을 즐기는 여유를 부리면서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나침반에 관한 이야기다. 선생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너의 나침반은 무엇이냐고 진지하게 묻고 있다. 물음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지금보다 두렵지 않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도 덜할 것이다.
- 엮은이의 말 중
전문가들은 쉬면서 일할 것과 여가를 선용하라고 충고한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쉼이나 여가조차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 을 따라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여름 휴가 때는 동해안과 남해안 해변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겨울에는 스키징에 몰린다. 펜션이 유행하여 산속과 바닷가에 그림 같은 집들이 우후죽순 들어선다. 뭐니뭐니 해도 요즘 대세는 캠핑이다. 외국 영화에 나 등장하는 캠핑카를 빌려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얼마 전엔 캠핑 장비가 꽤 비싼 것을 알고 놀랐다. 게다가 그걸 마련하려고 몇 달치씩 할부를 끊기도 한단다. 텐트 한 장으로도 야영이 충분한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숟가락, 젓가락 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떠난다. 휴식 준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탓에 푹 쉬고 난 뒤에도 피곤은 여전하다. 휴식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된 격이다.
휴식마저 사람들이 이리저리 쏠리며 비슷한 형태를 띠는 것은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면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거나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생각만 버리면 보이는 것도 많고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장 편하고 즐겁게 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나만의 진짜 휴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선진국 1인당 소득이 몇 배나 증가했지만 이들 국가의 평균 행복지수는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신 냉장고와 자동차, 휴대전화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소유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우리가 갈등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당연히 나에게 있어야 된다 고 생각하는 것들 때문이다. 앞서 열거한 물건만이 아니다. 돈, 재능, 환경 등 다른 사람은 다 가졌는데 나만 갖지 못했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나를 괴롭게 한다. 부족한 자신을 탓하며 가지려 애를 쓰지만 상황이 역부족인 경우 고통은 심해진다. 삶에 대한 기준, 행복에 대한 기준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
내가 지금 간절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나에게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일까? 갖지 못한 것들 때문에 괴로울 때는 이런 의문을 던져 보라.
그 질문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이 이야기들은 각각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을 잡으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 있겠다 싶어 이렇게 묶어두었습니다.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정하는 건, 저 뿐만이 아니라 저희나라 즉,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주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어떤 나라나 사회들보다도 우리나라만큼 유행에 민감하고 타인의 삶과 행동에 관여하고자 하는 곳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이제껏 우리 사회가 자신의 행복과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한 명의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1인분의 인간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가난하고 힘들었던 우리나라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돈을 버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이 변화한 지금은 슬슬 변화할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 또한 매 순간 1인분의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작년즈음부터, 정말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지, 1인분의 인간이란게 내게 어떤가치인지를 묻기 시작했고, 적어도 이 1인분의 인간이라는 게 나의 궁극적인 삶의 방향이 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이렇다할 정답은 내놓지 못했지만,
적어도 더 이상은 아무 생각과 방향없이 나아가는 대신,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고 배워나가면서 차근차근 찾아보려고 합니다.
삶을 재미있게 만드는 마음가짐들에 대하여
나이가 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보인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고 젊은 날을 아쉬워하는 것은 바로 그런 깨달음의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젊은 날에 알았다면 정말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 완벽한 삶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내 답은 '아니오'다.
시간이 지나야 얻 을 수 있는 지혜를 청년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다면 그는 이미 청년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의 가장 큰 미덕은 모른다는 것. 그리고 미래가 있다는 것 두 가지다.
그 무지함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된다.
난 3살이기도 하고, 5살이기도 하고, 37살이기도 하고, 50살이기도 해. 어린애가 되 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어린애인 게 즐거워. 또 현명한 어른이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현명한 어른인 것이 기쁘네,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구!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중에서
아직도 유성은 별이 누는 똥이라고 생각하는 소년이 내 안에 살고있다. 그 소년 말고도 내 마음속에는 수많은 제자들 앞에서 두세 시간 열강을 하는 젊은 청년 의사도 있으며, 안방처럼 드나들던 히말라야 고산에서 가쁜 숨을 쉬며 '이제 산은 무리다'라고 인정하는 나이 든 산악인도 살고 있다.
인생의 시기마다 수많은 경험을 하며 우리는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열 살 때는 스무 살의 마음을 모르고, 30대에는 중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게 당연하다. 세월의 흐름을 따라 인간은 익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스무 살이 되었다고 10대의 발랄함을 버릴 필요가 있을까. 마흔이 넘었다고 자식들에게 꼭 모범적인 아버지의 모습만 보여줘야할까. 노년이 되었다고 날마다 점잖은 얼굴로 세상을 통달한 것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가끔 가족과 동료, 제자들에게 엉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양복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다거나 늘 메고 다니는 크로스백 안에 사막에 떨어져도 사흘 간은 버틸 수 있는 서바이벌 키드가 들어있다고 먼저 소문을 내는 식이다. 전형적인 교수의 모습과는 다른 말과 행동에 제자들은 깜짝 놀라고 즐거워한다. 튀려고 한 행동은 아니다. 나는 그저 실용적이고 자유분방한 생각을 즐겨할 뿐이다.
흐름을 따라 인간은 익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스무 살이 되었다고 10대의 발랄함을 버릴 필요가 있을까. 마흔이 넘었다고 자식들에게 꼭 모범적인 아버지의 모습만 보여 줘야 할까. 노년이 되었다고 날마다 점잖은 얼굴로 세상을 통달한 것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을까.
-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철들지 않는 소년이 살고 있다.
이 마음가짐은 깨닫거나 배웠다기보다는 무의식중에 제가 이미 가지고있었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어릴 때의 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저 또한 자연스럽게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취미나 행복들에 무뎌지고, 무언가 조금은 더 어른스러운 취미와 행복을 찾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25살의 저는 여전히 어린시절의 행복들을 사랑하고 찾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어린 시절 즐겨보았던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고,
어린 시절 가슴설레었던 놀이공원을 갈 때면 여전히 전날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지새우곤 합니다.
나이가 들며 취미가 변화고 생활이 변하는 친구들을 보며, 또, 너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이런 것들은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부모님의 말씀을 들으며 흠칫한 나날들도 있었으나, 이런 제가 부끄럽거나 싫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때로는 어린 날의 동심과 행복을 잘 간직해 온 제가 자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린 날의 행복을 지금도 느낄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의 말처럼, 저는 나이가 들 수록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나이드는 것조차도 마냥 두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 - 기억에 남는 구절들
생각해 보면 젊은 날의 나는 무엇이든 재미를 택하려고 애썼다. 재미있는 일만 골라 한 것이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재미있는 쪽으로 만들어갔다.
...
나는 생각을 바꿨다.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보자고. 그러자 좋은 생각들이 많이 떠올랐고,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나는 신이 났고 즐거웠다. 한마디로 '재미있게 견디기'다. 그래서 나는 50여년 정신과 의사 생활에서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도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나의 노년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도 부러워하지 마시라. 누구든 재미있게 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온통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테니 말이다.
물론 젊은 시절 느끼던 재미와는 분명 다르다. 그러나 젊어서나 나이 들어서나 똑같은 재미를 느끼는 일은 정말 재미없지 않을까. 바로 지금 나이에.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 진짜 재미다. 젊어서는 산 정상에 오르는 일이 재미있었다면 나이 들어서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
바로 지금, 자신에게 맞는 재미를 찾는 것이 진정 나이답게 늙어가는 일이다.
...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 간다고 억울해하지 마라. 제대로 살지도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나이 들었다고 후회하지 마라. 누가 뭐래도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살았고 일했고 즐겼다. 지금 내 나이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이 더 급하다.
내가 쓸 수 있는 인생의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다
이 구절을 보며 나도 이렇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살아가게 되었을 떄가 비로소 제가 제 스스로를 어른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너무 거창하고 형이상학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랑은 궁금증과 관심에서 시작한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궁금증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사랑이다.
정신과 전문의 수련을 받던 제자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환자를 언제 퇴원시키면 됩니까?" 그에 대한 교과서적인 기준은 있다. 하지만 나는 종종 교과서에 없는 기준을 이야기하는데 그때도 그랬다. "환자가 사랑하는 능력이 생기면 퇴원시켜도 좋습니다."
부연하자면 정신과에 입원하는 환자들은 대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기애가 지나친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사랑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증거는 주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자기가 아닌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자기 정서를 표현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이미 이 환자는 사랑하는 능력이 생긴 것이므로 이제 그만 퇴원해도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사랑도 능력이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면 서 터득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면서 길러진다. 나이 들어 외롭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사랑하는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나이 먹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대접 받고 그가 내게 먼저 다가오기를 바란다면 점점 더 외로워질 뿐이다.
사랑도 능력이라는 말이 참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저 뿐만 아니라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지혜, 지식과 같은 것보다도 이 사랑하는 능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구절만큼은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닿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위에서 감상글 적어냈기 때문에 오늘의 총평은 생략하겠습니다.(귀찮은 거 절대 아님ㅋㅋ)
한줄요약해서
너무 유익하고 유쾌한 책이었다!!
구성 ⭐️ ⭐️ ⭐️ ⭐️ ⭐️
내용 ⭐️ ⭐️ ⭐️ ⭐️ ⭐️
내취향 ⭐️ ⭐ ⭐ ⭐️ ⭐️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쩌면 이 책은 저보다는 조금 더 인생을 살아온 분들에게 말하는 메시지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실제로 자녀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이가 들고 죽는 것을 나의 자식들에게 어떻게 인식시켜야하는지,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하는지와 같은 내용들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실제로, 뒷편의 10주년 인터뷰 질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부모님의 노후를 위해 선물해드리는 경우가 많다고도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을 때, 타겟층이 명확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도움되고 유익한 내용이지만, 이제 막 사회를 들어가기 시작한 저에게는 아직 조금 이른 내용들이 많아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결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잘 간직하고 보관해두었다가 제 나이 때 또 한 번 읽어보면 되니까요. 소장은 이런 맛에 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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