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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과학] - 범준에 물리다

by 수인분당선 2025. 8. 8.

지음: 김범준

출판: 알파미디어


부산 여행에서 서점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입니다.

최근 들어 과학 관련 유튜브를 자주 접하면서 흥미가 생겨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유병재 유튜브에서 가끔 컨텐츠로 나오는 궤도의 과학이야기라던지, 과학을 보다 채널에 나오는 다양한 과학이야기들을 틀어놓고 보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기도 하고, 가끔 틀어놓으면 잠도 잘 와서 요즘 많이 애용중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과학도서라고 하면 사실상 고등학교 시절 학생기록부를 채우기 위해서 읽었던 책이라던지, 에세이 형식의 도서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정도여서 아직까지 깊은 과학 도서를 접하기엔 너무 지루할 것 같아 가벼운 과학책이었으면 했는데, 여러가지 책을 찾아본 결과 이 책이 정말 가볍게 읽기 좋을 것 같아서 골라봤습니다.

 


구성

5개의 큰 챕터, 챕터 속 여러가지 에피소드, 에피소드들 안에 소주제들로 3번이나 분류되어 주제를 다룹니다. 

330페이지라는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가지고 있지만 글자 크기가 크기도 하고, 이미지들이 꽤 자주 등장해서 막상 읽어보면 길이가 부담스럽게 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상당히 당황스러운 면이 많았습니다. 

먼저, 초반 페이지쪽에 일부 이미지가 깨져 픽셀로 보입니다. 

오타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어떤 오타는 의미 자체가 달라지는 오타여서(ex: 할 수 있다-> 할 수 없다) 괜히 그 문장을 몇번씩 읽어보느라 흐름이 깨지기도 했습니다.

문법적 오류도 꽤나 보이는 편이고, 아무래도 과학책이라면 어떤 개념을 설명하거나 이론을 설명해야하는 경우가 잦아 이런 오타와 문법적 오류를 다른 책들보다도 더 확실하게 잡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이런 부분들이 책 내용 초반부에 여러번 등장해서 책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그만읽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제대로 검수가 되었는지가 조금 의심될 정도여서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이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내용

내용은 크게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과학으로 풀어보며 독자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이끌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반적인 과학 교양 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는데, 특히 저자께서 유튜브를 해오셨던 분이셔서 그런지 썸네일(제목?)을 기가막히게 뽑아냅니다.

전자레인지에 사람이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세상에서 갑자기 전기가 사라진다면?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노벨상

유튜브 썸네일을 구경하다가 안누를 수가 없게 만든 썸네일들처럼 내용이 자꾸만 궁금해서 더 읽게 만들어버립니다. 

또, 주제에 대한 내용 자체도 너무 루즈하지 않게 잘 끊어내서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분께서 "과학을 모르는 사람도 과학을 이해할 수 있게, 과학을 사랑할 수 있게 만들자!!" 라는 열망이 정말 잘 드러나게 써주셨지만, 막상 부분 부분에는 나도모르게 과학자 모먼트가 등장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막 늘어놓으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자랑 전자는 이런특성이 있으니 당연히 이래야된다! 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올 때 사실 일반인은 원자랑 전자가 그런 특성이 있었는지도 그때 처음 아는 건데, 당연하게 그 특성을 알고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여느 과학책들과는 다르게 주석이 없는데, 차라리 이런 과학적 용어를 주석을 달아 조금이라도 쉽게 풀어주었다면 읽기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아는 상태로 글을 보면 분명 정말 난해하고 어려운 내용인데 이런 비유와 예시로 풀어서 술술 이해가 되도록 썼다는 것 자체가 저자분이 얼마나 노력해서 이 내용을 쉽게 쓰고자 노력했을지가 보여서 감동적이기까지 합니다.

 

또, 마지막 챕터인 영화추천 에피소드, 이과를 화나게 하는 짤 등의 에피소드 등 책을 주의깊게 보다보면 저자분이 경계하는 마인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문학 작품 같은 데서 엄밀한 과학의 잣대를 적용하면 이상해 보이는 표현을 보더라도, '원래 작가의 의도는 아마 이거였을 거야'라고 좀 넓은 마음을 가지는 것이 이과 전공자가 가져야할 바람직한 마음 자세가 아닐까?
...
내가 만난 물리학자 중에도 몸무게를 물었을 때, 70kg이 아니라 70kg중이라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저자는 이과 전공자라고 해서 세상의 모든 것들에 과학의 잣대를 들이밀고 강요하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려고 노력합니다. 책 전반에 그런 생각이 잘 담겨있고, 비전공생이 하는 당황스럽고도 잘못된 생각에도 화를 내기보다는 어떻게 그런 질문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해보면서 저자 스스로도 함께 공부를 합니다. 과학을 탐구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말 멍청하고 잘못된 질문같아 보일 지라도 그것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답을 주고자하는 모습 자체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런 마음에서 이 책이 나왔고, 사람들이 과학을 사랑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매일같이 과학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나니 뭔가 저 또한 옳다 그르다를 기준으로 무언가를 바라보지 말고 그 과정을 살피고 너그러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책을 읽는 게 더 재미있어지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책은 실제로 구매하여 구절들에 대해서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어봤는데, 막상 책을 다 읽고 형광펜을 따라가보니 그 챕터에 대한 결론들이어서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스포가 될 것 같아 인용은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간혹 '우리 물리학자는 물리학을 짝사랑한다'라는 농담을 한다. 나는 물리학이 너무 좋은데 물리학은 콧대가 높아 쉽게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 것 같다는 뜻이다. 짝사랑이라도 나는 상관없다. 어쩌면 물리학이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물리학자가 더 애타게 물리학을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구성 ⭐️ ⭐️
내용 ⭐️ ⭐️ ⭐️ ⭐️
내취향 ⭐️ ⭐ ⭐ ⭐ 

 

구성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참 많았지만, 정말 과학을 '재미있게'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책이고 목표를 충분히 달성해낸 책입니다. 다만,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알기에는 너무 가벼운 주제들만 다룬 편이기에 과학에 대한 흥미가 생기는 단계에 있는 사람들, 과학이 뭔지 궁금한 사람들이 가볍게 과학을 둘러보기에 좋은 과학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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